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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만큼 찌지 않는 사람, 장 속에 이유가 있다

by kikicocococo 2025. 5. 2.

같이 먹었는데 혼자만 살이 찌는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는 치킨도 거침없이 먹고 체형을 유지하는 반면, 누군가는 조금만 과식해도 몸무게가 바로 늘어납니다. 식습관이 비슷한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많은 사람들이 "체질"이나 "유전" 탓으로 돌리지만, 최근 연구는 그 해답을 '장 속 미생물'에서 찾고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바이옴’이라 불리는 장내미생물군이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가 어떤 체질로 살고 있는지, 쉽게 살이 찌는지 아닌지는 어쩌면 **내 장 속에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 속 미생물이 체형을 결정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장에 서식하는 수천억 마리의 미생물 군집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소화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흡수, 대사 조절, 호르몬 분비, 면역기능, 뿐만 아니라 감정 조절까지 폭넓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미생물들은 종류와 비율에 따라 우리 몸의 대사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살이 잘 찌는 사람과 잘 찌지 않는 사람의 장 내미생물 구성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Firmicutes**라는 균이 많으면 음식물에서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하게 되어 비만의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Bacteroidetes**가 많은 사람은 같은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 흡수율이 낮고 살이 덜 찌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장 내 미생물의 균형은 ‘얼마나 먹느냐’보다 ‘어떻게 소화되느냐’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는 셈입니다.

살이 안 찌는 사람의 장엔 뭐가 다를까?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사람들은 단순히 ‘운이 좋은 체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장 속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① 유익균이 우세한 장 내 환경 : 유산균, 비피두스균 같은 유익균이 많은 사람은 소화가 원활하고, 장점막도 건강해 노폐물과 독소가 잘 배출됩니다. 이로 인해 체내 염증 수치가 낮고, 지방이 쉽게 쌓이지 않습니다.

② SCFA(단쇄지방산) 생성균이 많다 : 프리바이오틱스를 분해해 SCFA를 만들어내는 균들이 많을수록, 지방 연소와 대사 효율이 올라갑니다. 이들은 또한 식욕을 억제하고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해 살찌기 어려운 조건을 만듭니다.

③ 장누수 위험이 낮고, 해독이 잘 된다 : 건강한 장 내미생물 균형은 장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독소의 누출을 방지하고, 간의 해독 부담을 줄입니다. 이로 인해 간에서 지방 합성률이 낮아지고, 복부지방도 쉽게 붙지 않습니다. 즉,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어떤 미생물이 그 음식을 처리하느냐에 따라 몸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나도 장 체질을 바꿀 수 있을까?

좋은 소식은, **장 내장 내 미생물 구조는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식단과 생활습관을 조정하면, 유익균 중심의 장 내 생태계를 새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들은 이렇습니다.

 

① 발효식품 꾸준히 섭취 : 김치, 된장, 요구르트, 청국장, 낫토 등에는 유산균과 효소가 풍부해 장내 유익균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② 프리바이오틱스 식이섬유 섭취 : 바나나, 귀리, 아스파라거스, 양파, 마늘 등은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내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③ 물 충분히 마시고 가공식품 줄이기 : 하루 1.5~2L의 수분 섭취는 장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독소 배출을 도와줍니다. 정제된 탄수화물, 트랜스지방, 인공감미료는 유해균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줄여야 합니다.

④ 장을 위한 수면과 리듬 유지 : 장이 회복되는 시간인 새벽 1~3시 사이에 잠들어 있어야 미생물 대사가 제대로 작동합니다. 수면 리듬 역시 장 건강의 핵심입니다.

결국 체질은 ‘장’이 만든다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건 식단이 아니라 ‘장’ 일 수 있습니다. 장이 건강해지면 식욕이 조절되고, 에너지 소비 효율이 올라가며, 같은 음식도 덜 살찌는 몸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장이 망가져 있으면, 아무리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도 살은 빠지지 않고, 금세 요요가 옵니다. 남들보다 덜 먹는데도 살이 찐다면, 식욕을 탓하기보다 **지금 당신의 장 상태**를 먼저 점검해 보세요. 먹는 건 같아도 살은 다르게 찌는 이유, 그 열쇠는 뇌가 아니라 장 속에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장을 위한 식습관 하나씩 바꿔가며, 진짜 내 체질을 다시 설계해 보세요.

 

사람과 장건강